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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라 더 가슴 아픈 그날, 그곳의 역사적 진실
택시를 운전하며 홀로 딸을 키우고 있는 만섭(송강호), 밀린 사글세 때문에 친구 부인한테 할 말도 못 하고 사는 처지로,전국 비상계엄령 뉴스에도 태연히 택시 손님이 끊길 걱정만 하고, 대학생들의 시위는 그저 할 일 없는 학생들의 철없는 짓으로 갈만 막히게 만든다고 투덜거리는 인물이다. 어느 날 우연히 식당에서, 광주에 갔다가 통금시간 전까지 다시 서울로 돌아오면 10만 원을 주겠다는 외국인 손님의 이야기를엿듣게 되고, 마침 집세가 밀려있던 만섭은 다른 기사의 예약을 가로채 독일 외신기자 피터를 태우고 5월 20일 광주로 들어가게 된다. 오랜만의 장거리 수입에 마냥 기분 좋았던 만섭. 하지만 광주로 가는 군인들에게 막혀 들어갈 수 없다.하지만 어떻게든 택시비를 받기 위해 샛길을 통해 도착한 광주. 그곳은 계엄군으로 인해 아비규환. 온통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외신기자가 왔다는 말에 기뻐하는 시위대학생 무리들과 광주 시민들은, 밖으로 나가는 모든 길이 통제되어 고립된 광주의 상황을 외부에 알릴 수 있다는 희망으로 환호한다. 하지만 심각한 광주의 사태를 본 만섭은 위험하다고 서울로 돌아가자고 하는데 피터는 아랑곳하지 않고 광주의 참상을 카메라로 빠짐없이 담기 시작한다.그곳에서 눈으로 목격한 마주한 진실은 그동안 뉴스에서 들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군인들에 쫓겨 도망가는 시민들, 군홧발에 짓밟히는 시민들로 가득한 참혹하기 그지없는 상황들. 두 외부인이 목격한 광주의 모습은 이제까지 뉴스로 들어 알고 있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그렇게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한 만섭은 기자를 그곳에 둔 채 혼자 광주를 빠져나오지만 광주에서 만났던 택시기사들과 시위 대학생 재식, 그리고 무자비한 계엄군과 끝까지 저항하던 시민들이 떠올라 다시 광주로 돌아간다. 광주로 돌아간 만섭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억울하게 희생된 대학생 재식의 발에 신발을 신겨주기도 하고, 목숨처럼 아끼던 택시를 단 한 명의 광주시민을 구하기 위해 총알받이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게 그곳에는 용감했던 기자와 대학생 재식과 태술을 비롯한 광주시민들의 외로운 희생과 명령을 따라야 하는 군인의 신분이지만 광주의 참상을 알리는 일에 동참해준 박중사 그리고 끝까지 약속을 지켜 그들을 도운 택시운전사 만섭이 있어 그날 그곳에서의 진실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영화 <택시운전사> 역사적 배경과 그날의 히어로들
1980년 5월 18일 전후 광주와 전남지역 일원. 신군부의 집권음모를 규탄하고 민주주의 실현을 요구하며 전개됐던 민주화 운동인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영화한 작품들은 많지만 택시운전사는 민주화 운동의 당사자가 아닌 실존 인물인 타국의 외신 기자와 서울 시민이면서 택시운전사였던 김사복이란 인물의 관찰자적인 시점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철저하게 왜곡된 진실을 결코 외면할 수 없었던 서울에서 내려간 택시운전사와 외신기사 위르겐 힌즈페터의 기록이 없었다면 그날의 진실은 영원히 왜곡된 사실로 남아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있던 수많은 히어로들. 5.18 운동의 부상자들을 구하기 위해 빗발치는 총알속에서도 쉬지 않던 택시 운전자들. 집에서 주먹밥을 만들어와 나눠 주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주던 여자들, 무료로 주유해주면 광주의 주유소들 이들 모든 광주시민 히어로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어떤 일들들 했는지 우리는 전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독일인 외신 기사 위르겐 힌츠펜터가 목숨을 걸고 광주에 잠입해서 찍었던 그날의 상황을 알린 다큐멘터리 <기로에 선 한국>이 영상은 그 당시의 광주 상황을 그대로 세계에 알린 유일한 영상물이다.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는 2003년 제2회 송건호 언론상을 받았다.우리나라의 5.18 민주화운동은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 단체들의 활발한 교류의 구심점이 되어 많은 나라의 민주화에 기여하고 있다.